“기상청은 태풍 경로까지 알려주면서 왜 장마는 언제 시작하고 끝나는지 미리 안 알려줄까?” 한 번쯤 가지셨을 의문입니다. 답은 간단합니다. 기상청은 2009년부터 장마의 시작·종료 시기를 미리 예보하지 않습니다. 일부러 숨기는 것이 아니라, 예보 자체를 공식적으로 중단했기 때문입니다. 이 글에서는 그 배경과 지금의 발표 방식을 정리해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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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1년부터 2008년까지는 매년 예보했습니다
과거 기상청은 1961년부터 2008년까지 해마다 5월 말이 되면 그해 장마의 예상 시작일과 종료일을 발표했습니다. 무려 48년간 이어진 봄철 연례 행사였습니다. 그런데 2009년, 이 장마 시종(始終) 예보가 48년 만에 사라졌습니다. ‘예보 중단’은 단순한 업무 축소가 아니라, 장마를 바라보는 방식 자체가 바뀐 사건이었습니다.
예보 중단의 핵심 이유
기상청이 장마 예보를 접은 데에는 크게 네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1) 기후변화로 강수 패턴이 불규칙해졌습니다. 예전에는 장마전선이 남에서 북으로 천천히 올라오며 일정 기간 비를 뿌리는 전형적 패턴이 뚜렷했습니다. 그러나 지구 온난화로 전선이 형성되기 전후에도 강한 비가 수시로 내리면서, ‘여기서부터 장마’라고 선을 긋는 것이 무의미해졌습니다.
2) 예측 정확도가 떨어져 오히려 혼란을 키웠습니다. 장마가 시작됐다는데 비가 거의 없는 ‘마른장마’, 반대로 장마가 끝났다고 했는데 더 큰 비가 쏟아지는 일이 잦았습니다. 특히 1998년에는 장마 종료를 선언한 뒤 집중호우로 큰 피해가 발생해, 예보의 신뢰도에 강한 비판이 일었습니다.
3) 장마는 ‘날씨’가 아니라 ‘기후’에 가깝습니다. 내일 비가 올지(날씨)는 비교적 예측이 되지만, 한 계절의 시작과 끝(기후)을 며칠 단위로 정량 예측하는 것은 과학적으로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는 지적이 많았습니다.
4) 더 실질적인 정보로 무게를 옮겼습니다. 시작·종료일 한 줄보다, 지금 어느 지역에 언제 얼마나 강한 비가 오는지를 알리는 편이 안전에 훨씬 도움이 됩니다. 그래서 기상청은 주간예보, 호우특보, 시간대별 강수 정보 등 실시간에 가까운 예보로 역량을 집중했습니다.
그럼 지금은 어떻게 발표하나
현재 기상청은 장마를 미리 예보하지 않고, 정체전선이 실제로 발달하고 소멸하는 시점을 보고 사후에 “장마가 시작/종료됐다”고 선언합니다. 그래서 뉴스에서 보는 장마 시작·종료 날짜는 예보가 아니라 분석 결과이며, 같은 해라도 발표 시점이나 자료에 따라 1~2일씩 다르게 인용되기도 합니다. 참고로 같은 동아시아 몬순권인 일본(바이우)과 중국(메이유)도 장마의 시작·종료 시기를 예보하지 않습니다.
정리
장마 시작·종료 예보가 사라진 것은 기상청의 후퇴가 아니라, 예측이 어려워진 현실에 맞춘 전환입니다. 그래서 올해 시기를 가늠하실 때는 사전 예보 대신 평년값과 과거 기록을 참고하시는 편이 합리적입니다. 지역별 평년 날짜는 제주·남부·중부 평년 날짜와 기간, 연도별 실제 기록은 최근 5년 장마기간 기록에서 보실 수 있고, 전체 흐름은 2026 장마기간 총정리에 모았습니다. 공식 정보는 기상청 날씨누리(weather.go.kr)에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